섬에서 아침산책을 나섭니다.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내려갑니다.
바다로 가는동안 계속 내리막길입니다.
다른곳에서는 음악으로 아침을 시작하겠지만, 이곳에서는 귀에 이어폰을 꽂지않아도 됩니다.
패달을 살살 굴려가며, 천천히 내리막을 향해 내려갑니다.
내리막길을 가는동안 굵은 대파밭도 지나고, 이제는 타작을 마친 깨밭도 지납니다. 바쁜구석은 1도 보이지않고 경운기 소리조차 들리지않는 평온한 아침입니다.
멀리 바다에서 여객선의 굵디굵은 디젤엔진 소리만 힘차게 들려옵니다.
한밤을 제외하고는 조그만한 새소리도 종일 들립니다.
갯벌에 왔습니다. 부지런한 어부의 발자국이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게가 정말많고, 낙지도 많다고합니다.
혹여 밀물을 만나 바닷물에 휩쓸릴까 염려하는 겁쟁이라 정작 갯벌에는 들어가보지못했습니다.
바라보는 것 만으로 족합니다.
논이나 밭에서 사람의 발자국을 보는것은 당연합니다. 헌데 바닷가 갯벌에서 사람의 발자국은 왠지모르게 반갑습니다.
이길로 지나왔으니 혹시 나도 들어가게된다면, 이 루트로 들어가면 되겠다는 안도감도 함께 느껴서 일까요?
발자국을 자세히 한번 더 들여다봅니다. 들어간 길의 발모양 그대로 나란히 다시 돌아온 발자국이 보입니다.
오지랖넓게 괜시리 확인하고, 안심합니다.
거꾸로 힘차게 패달을 밟아, 오르막을 오릅니다. 종아리와 허벅지에 뻐근함이 전해질무렵 힘든구간이 끝납니다.
그사이 물이 들어왔네요.
항상 물이 가득한 동해는 깊고 힘찬 파도소리가 경쾌해서 좋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밤의 파도소리는 무섭기도합니다.
서해는 바다지형이 이렇게 완만하기에 파도소리도 없습니다.
바닷물은 그저 조용히 들어왔다가, 잠시 머물고 조용히 금새 썰물이되기를 반복할 뿐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바닷물이 들낙이는 소리가 들릴만도 하건만, 갈매기도 없고 귀여운 산새소리만 낮은 산에 가득합니다.
잔잔한 바다를 바라볼수있는 이 낮은 언덕을 사랑합니다.
바다의 지형이 눈에 익을무렵에는 용기내어 갯벌에 들어가볼수있을까요?
언젠가는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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